[안아브라함신부] 레지오 훈화 82 - 레지오 사도직

[안아브라함신부] 레지오 훈화 82 - 레지오 사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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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레지오 사도직

“레지오 마리애의 위대한 기능은 평신도의 성소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 평신도들이 교회를 성직자나 수도자와 동일시하여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성소를 주셨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평신도들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한낱 이름 없는 군중으로 여겨 최소한의 규정된 의무를 지키기만 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주님께서 당신의 양들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데리고 나가신 것을 잊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각 단원은 결코 수동적이거나 기계적인 자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자는 하느님을 위한 존재가 되어 무엇인가 해야 한다.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 하더라도 이제 신앙은 옆으로 미루어 놓을 문제가 아니라 그의 삶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교본 p.98:3-8,19-23

이 본분은 레지오라는 단체 안에 형성된 사도직의 의미를 가장 잘 해설하는 대목이다. 사실, 레지오뿐만 아니라 본당 내 모든 단체 그리고 반소공동체의 기능은 본당 신자들의 성소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 삶의 자리에로 끊임없이 다가오시며 당신의 목소리를 알아듣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보편 성소라고 한다. 때문에 교본은 ‘교회를 성직자나 수도자와 동일시하여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성소를 주셨다고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진단하는 것이다.

세례를 받고 천주교인이 된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위한 존재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이 소명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 하더라도’ 그 평범한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영감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부르심을 깨닫고 살아가는 레지오 단원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명을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가 많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빈번한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시민 종교’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시민 종교(Civil Religion)’란 그 사회에서 선하다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단순히 반영해 드러내는 종교를 말한다. 이는 성경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계시를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 및 사람들의 가치관과 태도에 의해서 결정된 규정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백성이 된 산부인과 의사가 있다고 하자. 그에게 누가 와서 낙태를 해달라고 청했을 때, 이 의사가 아무런 고민 없이 낙태를 해준다면 그는 ‘시민 종교’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성경 어디에도 사람의 생명을 사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씀은 없다. 위의 예는 아주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경우가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내가 속한 모임에 모인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과 뜻을 뒤로 미루고 그냥 속한 모임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보다 내가 속한 모임에 모인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따라가는 것이야 말로 교본에서 지적하고 있는 신앙을 “옆으로 미루어” 놓는 행위이다. 때문에 여러분이 속한 모임과 자리에서 ‘신앙을 옆으로 미뤄 놓을’ 때,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 종교를 섬기는 우상 숭배자가 되는 것이다. 레지오의 사도직은 바로 이런 그릇된 삶의 형태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타인의 삶에 하느님의 영”을 불어넣어 주는 일꾼으로 부르심 받았다는 것을 깊이 자각하며 레지오 단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