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파엘신부] 훈화 147 : 거듭 거듭 반복하여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거듭 거듭 반복하여


독일의 실험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인간의 기억에 대해 흥미있는 실험을 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인간의 기억은 20분 후에 42%, 1시간 후에 56%, 9시간 후에 64%, 6일 후에 76%를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억을 오랫동안 잊지 않으려면 반복을 해야 한다는 것은 필수입니다. 반복이 힘입니다.

신명기 6장 6절-9절에 보면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두어라. 너희는 집에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 또한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라고 기록 되어 있습니다.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하고 당부하는 것은 그만큼 마음에 새기고 항상 일깨우라는 당부의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을 읽고 말씀에 효과가 나려면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며 묵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을 읽을 때 반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한 번 읽은 사람은 스쳐 지나가는 좋은 이야기로 끝납니다. 반복해서 읽고 그대로 행하는 사람은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히브4,12)

가정방문을 해 보면 어떤 집은 식탁, 냉장고 문, 화장실벽, 출입구 문 등등에 성경 말씀을 붙여놓았습니다. 말씀을 반복해서 읽고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많은 말씀을 읽고 듣지만 정작 말씀의 힘으로 생활하지 못하는 것은 반복해서 새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거듭거듭 반복하여 말씀을 일깨울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리하면 말씀대로 열매를 맺고 주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되새기는 기쁨을 차지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1,2-3)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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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도 스트로치(Bernardo Strozzi)의 <세례자 요한의 설교(1643-44)>,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세례자 요한이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긴 머리에 수염, 양털을 뒤집어쓰고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체는 요한을 나타낼 때 사용하던 회화적 전통이었다.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 단서는 왼손에 쥐고 있는 두루마리에 있다. 거기에는 라틴어로 ‘Ecce agnus Dei’, 즉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1,29)"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세례자 요한의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은 유다 민족과 율법학자들을 가리킨다. 진리를 외치는 자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심지어는 반박하는 자의 대립이 스며들어 있다.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사람들은 중심축에서 밀려나 있다. 화면 하단에 있는 어린이와 뒤쪽의 젊은이가 바로 그들이다. 종교지도자와 유다인들의 완고함과 의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이야기를 중단하지 않는다. 불굴의 신앙이 그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