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찬미 예수님!
현세에 사는 동안에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숭고하고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 위대한 일은 이웃의 영원한 구원을 돕는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전교, 선교, 복음전파, 복음화 등 여러 가지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복음화(Evangelizatio, 에방겔리자시오)라는 용어가 더 포괄적인 의미라고 해서 이 용어를 많이 씁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중에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 2항에 보면, “교회는 성부의 계획에 따라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 기원을 두고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파견을 통하여 성부께서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만민에게 파견된 교회, ‘구원의 보편 성사’가 되도록 하느님에게서 파견된 교회는 그 고유한 보편성의 내적요구에서 또 그 창립자의 명령에 순종하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려고 노력한다. 이 교회는 사도들 위에 세워졌으며, 바로 그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여 여러 교회를 낳은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퍼져서 찬양을 받고 또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 어디서나 선포되고 건설되도록 이 일을 영구히 계속하여 나가는 것이 사도들의 후계자들의 직무이다.”(선교 교령 서론 1.)
오늘 마태오 복음 28장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지상명령을 내리십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교회는 이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완수하기 위하여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인 복음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교회의 근본 사명이며 유일한 사명입니다.
또한, 우리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세례성사의 인호(印號)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을 우리에게 줍니다. 이는 신분이며 동시에 사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은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들입니다. 견진성사의 인호(印號)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의 증인’이라는 신분을 줍니다.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는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자기가 사는 삶의 자리에서 증거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 말씀을 듣고 깨달아서 그 깨달은 바를 마음에 새기고 삶으로 실천하여 모범이 되고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행동으로 실천하는 신앙이 되어야 힘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복음화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나의 신앙을 전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을 믿는 나 자신을 전하는 것입니다. 모든 좋은 것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주님의 것이고 주님께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우리 주변에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를 받고 냉담하는 신자들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어느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냉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앙의 역증거(못된 표양)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많은 순교자들과 훌륭하게 살았던 성인들은 신앙의 증거(올바른 표양,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그러한 성인들을 본받아 좋은 표양을 보여주며 살아야겠습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얻는 것보다 더 귀하다고 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영혼이라도 더 구하기 위하여 우리의 시간, 재능, 기도를 봉헌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애덕실천(사랑의 실천)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이웃의 영원한 구원을 돕는 복음선포(전교)입니다.” 이런 의식을 갖고 복음을 잘 증거하며 살아가도록 굳게 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