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0110202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 13)

 

소금의 본질은 짠맛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금은 녹아야 쓸모가 있다. 짠 것은 본질이고 녹는 것은 유용함이다. 이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진짜 소금이라 할 수 있다. 짜기만 하고 녹지 않는 것은 소금이 아니다. 녹기는 해도 짜지 않다면 소금이 아니다. 녹는다는 것은 작아지다가 마침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작아지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없어진다는 것 또한 쉬운가? 커지고 싶고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소금은 녹아야만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얻게 된다.

두 가지 인간형이 있다. 하나는 존재형의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관계형의 인간이다. 존재형의 인간은 자기 몸을 키우고 높여서 사람들 앞에 그리고 위에 우뚝 솟으려는 부류들이다. 관계형의 인간은 몸집을 키우지 않고 타인들과의 관계를 키워서 많은 사람 속으로 녹아 들어가 따뜻한 연대의 범위를 넓히는 유형이다. 존재형 인간의 전형은 옛 아담이고 관계형의 모범은 새 아담 예수님이시다. 옛 아담은 제 몸을 키워 하느님처럼 되려다가 인생을 망치고 말았다. 새 아담은 제 몸을 없애 스스로 작아지고 낮아져 사람 중의 사람이 되었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 13-14) 참으로 매력적인 말씀이다. 무슨 뜻일까? 살맛 없는 세상에 다시금 살맛을 돋구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음식의 간을 맞추기 위해 음식으로 스며 들어가 자신을 완전히 녹여 없애는 짠 소금과 같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살맛 나는 세상이 되도록 세상 속으로 녹아 들어가라는 초대의 말씀입니다. 존재형의 인간이 아니라 관계형의 인간이 되라는 사랑 가득한 충고의 말씀이다.

나는 존재형의 인간인가? 관계형의 인간인가?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란다. 아울러 서로의 삶 안에 먼저 스며 들어가 서로의 삶을 좀 더 맛깔 나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