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 주일(자선 주일)

오늘은 성탄의 기쁨을 미리 맛보는 미리 크리스마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입당송 에서도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라며 기쁨으로 초대합니다. 성경 전체에 보면 기쁨이라는 단어가 모두 2800번이나 나온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기쁘게 살고 계십니까? 어느 학자는 “인간은 기쁨에 굶주린 존재이다.”라고 합니다. 우리는 기쁨의 원인을 하느님에게서 찾습니다. 성탄의 기쁨은 우리 인간의 힘으로 마련할 수 없는 기쁨, 오직 하느님의 섭리만이 주실 수 있는 기쁨, 하느님의 사랑에서 시작된 구원의 기쁨입니다.

오늘 제2 독서 테살로니카1서 5장 16절에서도 사도 바오로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라고 합니다. 제1 독서 이사야서 61장 1절에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합니다. 화답송도 “내 영혼이 내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네.”라고 후렴구를 노래합니다.

복음에서도 세례자 요한은 빛이 아니라 빛을 증언하여 모든 사람이 빛이신 주님을 믿게 하는 사명을 맡았습니다. 비록 이사야가 예언한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이지만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오실 길을 곧게 내는 역할로 사람들이 구세주를 만나는 기쁨을 선물하는 임무를 띠게 됩니다.

우리는 성탄절에 서로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하는 외아들을 선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다가오는 성탄과 구원의 때를 기다리며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구원의 선물이 우리의 것, 내 것이 되기 위해서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개입니다. 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초대교회 때부터 회개했다는 표지로 실천해 온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 단식, 자선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자선을 강조하는 주일입니다. 사실 그냥 자선하는 것보다 단식하고 절제하고 아끼고 모은 것으로 자선을 베푸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에서는 매년 『세계기부지수』를 발표해 왔습니다. 기부지수란 한 나라의 국민이 1년 동안 자선단체에 기부한 금액, 자선봉사단체에서 활동한 시간, 낯선 사람을 도운 횟수 등 3개 항목을 평가해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2015년도에 세계기부지수 1위 국가는 어디일까요? 미얀마입니다. 100점에 66점을 받은 미얀마는 국민의 92%가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록 가난한 나라이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배고픈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 몫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국민입니다.

한국은 세계 145개국에서 64위인데, 100점 만점에 35점으로 미얀마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기부에 참여했다는 응답이 34%, 봉사에 참여했다는 응답은 21%, 낯선 사람을 도왔다는 응답은 50%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모르는 사람을 도왔다는 사람이 절반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선은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먼저 열리고 마음이 풍요로워야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일생 동안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가난하고 고통 받는 땅, 갈릴래아에서 전하셨습니다. 오늘날 사회의 약자들, 고통 받는 이들, 소외된 이들을 돕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의 소명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께서는 <사회적 관심, 1987.12.30.>이라는 회칙에서

굶주린 사람들, 곤궁한 사람들, 집 없는 사람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더 나은 미래의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 대하여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실천에서 이들을 먼저, 우선 도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토빗트서(4장)에서도 토빗이 아들 토비야에게 유언으로 당부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얘야! 의로운 일을 하는 모든 이에게 네가 가진 것에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 누구든 가난한 이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마라. 그래야 하느님께서도 너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으실 것이다. 네가 가진 만큼, 많으면 많은 대로 자선을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은대로 자선을 베풀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곤궁에 빠지게 되는 날을 위하여 좋은 보물은 쌓아 두는 것이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주고, 암흑에 빠져들지 않게 해 준다. 자선은 지극히 높으신 분 앞에 바치는 훌륭한 예물이 된다.”

“자선은 자선을 베푸는 자를 죽음에서 건져낸다.”(성 암브로시오) “자선은 하느님의 자비를 내리게 하는 힘이다.”(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자선은 죄를 깨끗이 없애주고 죽음에서 구해준다.”(토빗 12,9)

형제자매 여러분! 자선을 통하여 나누는 기쁨과 하느님 자비를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