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 7주간 금요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존 매슬로우는 행복의 네 가지 차원 중에 하나로 ‘정신적 차원의 행복’을 말하는데 그것은 바로 보람 있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신적 차원의 행복을 추구하려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신념과 노력이 동반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가장 힘든 것이 가장 보람된 것이다.”라고 할 수 있죠. 보람과 수고는 함께 갑니다.

사제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좌신부 때에는 사제로 살면서 힘든 것이 세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1) 강론을 매일 잘 준비해야 하는 것.

2) 교리를 쉽게 설명해야 하는 것.

3) 고해성사를 성실히 잘 주는 것.

오늘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시몬 베드로에게 나타나셔서 그에게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그것도 무려 세 차례나 물으십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러분은 특히 결혼해서 사시는 부부들은 평생 동안 몇 번이나 묻고 계십니까? “여보, 나 사랑해요?” , “당신 나 사랑해요?”, “얼만큼?”, “응, 하늘만큼 땅만큼”

뭐라고 답변하시나요? 그리고 서로 굳게 믿고 사시죠? 의심하지 않죠?

정말 자기 자신을 맡기고 평생 서로 의지하고 위해주며 산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 맡기려 하시는 것은 바로 당신의 교회입니다. 당신의 분신과도 같은 지극히 사랑하시는 교회와 교회의 양 떼들을 시몬 베드로에게 맡기시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양 떼를 책임질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주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십자가를 짊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너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던 겁니다.

시몬 베드로가 무엇을 원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합니다.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시몬 베드로에게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제들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잘 돌보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세 가지라고 합니다.

1) 바로 지금

2)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

3)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

기도는 중요하고 또 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랑으로 기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한테 잘해라가 아니라)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베드로의 과거의 이름은 요한의 아들 시몬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이름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이름은 베드로입니다.

세 번이나 물음으로써 배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더욱 겸손하게 사랑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세상에 대한)두려움은 베드로에게 세 번 부인하게 했으나, 사랑은 베드로에게 세 번 고백하게 하였다.”(성 아우구스티노)

주님, 당신은 다 아십니다. 저의 나약함도, 제 부족함도, 제가 죄인임을, 배반자임을, 그러나 제가 당신을 사랑함도 아십니다.

베드로의 사랑이 더욱 굳건해지길 바라시며 물으신 질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의 용서와 주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주님을 사랑하겠다고 결심합시다. 사랑은 결심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부터 사랑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