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7주간 화요일

요한복음 17장 1 – 5절의 말씀이 예수님 자신을 위한 기도라고 한다면,

6 – 19절은 제자들 곧 사도들을 위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주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참되시고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 온 예수님의 삶도 이제 곧 끝나게 됩니다. 당신의 사명도 곧 끝이 납니다.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5절)

【기도는 관계】입니다. 하느님과 개인의 관계이자 한 집단의 개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다 함께 하느님과의 관계를 모색해 가면서 맺는 개인들 서로 간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친근함과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기도, 하느님에 대한 의존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과 솔직하게 대화하는 기쁨을 표현하는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도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기도는 그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리의 기쁨과 슬픔, 감사와 욕구를 솔직하게 말씀드리라는 초대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도하려는 노력이 바로 기도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도와주세요, 하느님 고맙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기도는 힘입니다.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일을 완수하여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 아들의 일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또한, 예수님은 대사제로서 기도하십니다.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기보다는 아버지께서 주신 사람들, 바로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예수님의 고별기도는 간절하고 비장함이 드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떠나시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제자들 곁에 머무십니다. 우리 말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몸이 멀어지더라도 마음은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밀레토스에서 한 설교를 보면, 그는 참으로 어려운 길을 갑니다. 예수님은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40일 밤낮으로 단식·기도하셨고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는데 바오로 사도는 성령에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거기서는 무슨 환난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투옥, 환란, 표류, 난파, 강도, 기아, 박해, 순교에 이르기까지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아갑니다.

우리 주변에 계신 분 중에 어떤 이들은 즐거운 일만 찾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즐겁게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바오로 사도는 자기가 맡은 직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거저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맡은 일을 즐겁게 충실히 하면서 살아간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가정주부는 자기가 맡은 가사를 기쁘게 하는 사람입니다. 기술자는 자기 기술을 통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남이 맡은 일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자기가 맡은 일을 즐겁게 합시다.

예수님도 하느님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일(사명)을 최선을 다해 완수하신 분이십니다. 당당하게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지는 일일지라도 아버지의 일을 하시는 예수님! 그 길을 통하여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고 사람들을 사랑으로 구원하신 사명을 다 완수하신 예수님! 저희도 저희에게 맡겨진 일을 잘 완수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기보다는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여기 당대에 받은 평가와 후대에 받은 평가가 다른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의 두 사람이 살아온 삶에 대한 당대의 평가와 후대의 평가>

1) 세실 로드

황금 전쟁을 일으켜 아프리카 원주민을 학살하고 엄청난 금과 다이아몬드를 영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영국에서 당시 사람들로부터 애국자요 영웅으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2) 데이비드 리빙스턴

영국의 침략정책과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인간은 모두 하느님 앞에 평등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시대의 영국인들로부터 반역자, 배신자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 많이 흘러 오늘날에 와서는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요?

세실 로드의 무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영국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세계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당대의 평가는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역사의 뒤안길에선 다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5월 18일입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항쟁이 일어난 지 41년이 되는 해입니다. 요즈음 미얀마 군사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이들이 미얀마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총을 쏘고 붙잡아 가서 고문하고 죽입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피 위에서 꽃 핀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피의 꽃이 피어야 민주화가 이루어 질까요? 어제는 미얀마 국민을 위한 정부의 한 장관이 한국의 kbs뉴스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내용이 텔레비전 방송에 나왔습니다. 참으로 힘겹게 싸우고 있는 이들이 요구하는 민주주의 정부가 미얀마에 들어서길 바랍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까?

지금 당장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기분을 맞춰주면서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나중에 하느님 심판 대전에 갈 것을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삶을 살고 싶습니까? 그 몫은 바로 우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나는 오늘 어떤 것을 선택하며 살까? 깊이 고민하며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