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월 25일 성 바오로 사도 회심축일을 지내고 바로 다음 날인 1월 26일에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을 지내는 것은 두 분이 성 바오로 사도의 제자이며 선교사업의 협조자로서 일해왔고, 또 바오로 사도의 제자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 티모테오는 터키의 에페소 교회를 맡아 사목하였고, 성 티토는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있는 교회를 사목하였습니다. 두 제자이며 선교사업의 협력자들에게 편지를 써 보낸 것은 개인적인 일 때문이 아니라 교회를 사목하는 데 있어서 교회의 지도자가 해야 할 것과 경계해야 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티모테오 1서, 2서, 티토서간을 가리켜 ‘사목 서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세 사목서간은 교회의 사목자의 직분에 관련된 제도 및 조직, 이단 단죄 등의 사목문제를 공적으로 다룬 편지로써 수신자들이 모두 바오로의 제자입니다. 이 편지들은 초기 그리스도교의 교계제도의 형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성 티모테오는 어머니 유니게, 할머니 로이스의 위대한 신앙을 이어받은 훌륭한 신앙인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성서를 가까이하는 것을 보고 무척 기뻐하였습니다. 훗날 소년은 성 바오로의 제자이며 가장 친한 벗이 되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아름다운 덕(美德)도 학습되는 것이다.”라는 견해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정직함, 신뢰심, 인내심, 하느님께 대한 신앙같은 것 말입니다. 자녀의 마음 속에 그리고 나아가 삶 속에 아름다운 덕들이 자리 잡게 하려면, 어떤 가치를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자녀는 스승이나 부모의 뒤에서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명의 제자들을 당신이 가시려는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시면서 빈손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돈주머니, 여행 보따리, 신발 등은 여행자의 필수품인데도 하느님의 일(복음전파)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세상 것을 의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의탁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서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에 얽힌 게 많으면 많을수록 하느님의 일을 하기보다는 사람의 일, 세상의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제자들은 효율성이나 성과 등을 따지기 보다는 하느님께 의탁하는 마음과 태도를 갖는 게 더 중요합니다.

“둘씩” 보내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인생길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동료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또한 동료와 함께 지내면서 서로를 도와주고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은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증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라는 말씀은 복음을 믿을 사람들, 곧 신앙인을 의미합니다.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신앙인으로 인도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스승이신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또 제자와 같으며 또 아들같이 여기는 티모테오와 티토를 파견하는 스승인 성 바오로 사도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또 파견받은 입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지니고 어떤 각오와 열정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세상 가운데 파견되어 최선을 다하여 나에게 맡겨진 복음 전파의 사명(복음 증거의 사명)을 다하는 신앙인으로서 열정을 지니며 살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