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0주간 화요일
가정마다 가훈(家訓)이 있습니다. 오래된 가문에서는 오랫동안 가훈을 지켜온 가문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 가정에도 가훈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선친이 저에게 일러주셨습니다. “세상에 유용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가훈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가훈 또는 삶의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까? 오늘 마태오 복음 산상설교 중의 예수님 말씀은 저희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 일깨워 주시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리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말씀은 제자들의 삶이 세상의 성화를 위하여 희생하는 자로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줍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음식에 대한 소금의 구실을 세상에 대하여 제자들은 행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악으로 기울어지는 이 세상에 대하여 하느님의 맛을 느끼게 하는 언행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이 썩지 않도록 하는 부패를 방지하고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살맛 나는 세상으로 변화시켜 가야 할 우리의 과제와 사명, 역할을 마음에 새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빛은 비추는 역할, 둘레를 환하게 밝혀 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둠 속에 살면서도 험한 덕행의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빛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비추어 주는 선구자가 필요합니다. 빛이 되거나 빛을 비추어 준다는 것은 온전히 빛이신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어둠 속에서 여러 가지 나쁜 생각을 하거나 음모를 꾸미기도 합니다. 복음의 가치를 따라서 사는 것은 그 자체로 이웃에게 빛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삶도 스승이요 주님이신 예수님의 삶을 본받는 삶이어야 합니다.
빛이 되고 소금이 되려면 나 보다 주님을 먼저 앞세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제 1독서 열왕기 상권 17장에 나오는 시돈 지방에 사렙타 마을의 과부는 마지막 남은 밀가루 한 줌과 기름병에 기름 몇 방울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 오랜 가뭄으로 먹을 것이 떨어져 마지막으로 이것으로 마지막 빵과자를 만들어 먹고 죽을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사람 예언자 엘리야가 마실 물만 청한 것이 아니라 불쌍한 과부가 마지막으로 만들어 먹고자 하는 보잘 것 없는 빵과자를 자기에게 먼저 한 조각 가져오라고 합니다. 기가 막히죠! (속된 말로 ‘거지 똥구녘에서 콩나물을 빼먹지.’)
그러나 여인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에게 먼저 작은 빵과자를 만들어 대령해 바칩니다.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먼저 하느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어 드리는 사렙타 마을의 과부의 마음은 하느님의 축복을 불러옵니다.
그 결과 ‘이 주님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리는 날까지, 밀가루 단지는 비지 않고 기름병은 마르지 않을 것이다.’라는 하느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집니다.
비록 먹고 살기 빠듯하고 힘들지만, 하느님을 흠숭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헌행위는 하느님의 또 다른 더 큰 축복을 가져오는 원인이 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하느님을 먼저 사랑하는 마음,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도록 합시다. 그러면 어느새 우리는 그분의 맛을 내는 소금, 그분의 빛을 내는 또 하나의 빛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