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4주간 금요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에 덴마크 출신 닐스 보어라는 이는 “상호 배타적인 것들은 상호보완적이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는 미세한 전자의 성질을 연구하면서 그것이 “입자냐? 아니면 파동이냐?”라는 문제로 고민하며 연구했는데 어떻게 보면 입자이고, 어떻게 보면 파동이었습니다. 뭐라고 불리우던 그것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는 두 가지 모두 유용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상호보완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들숨과 날숨, 밀물과 썰물, 빛과 어둠도 그렇습니다. 들숨에 산소를 흡입하고 날숨에 이산화탄소 등을 뿜어냅니다. 밀물이 몰려와야 갯벌에 영양이 공급되고 썰물에 불순물들이 빨려들어가 정화가 됩니다. 낮만 있으면 사람은 금방 지쳐 쓰러질 것입니다. 밤이 있으니까 휴식을 취하고 기운을 얻어 낮에 다시 활동할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반대되는 것은 상호보완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하느님께 나아가고 기도할 때에는 순수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주님께 나아갑니다. 세상 일을 처리할 때에는 지혜롭고 슬기롭게 처리해야 합니다. 때로는 최선보다는 차선이나 차차선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혹자는 최선보다 차선을 선택할 줄 아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라고도 합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듣고 실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마태 2, 24). 또 열처녀의 비유에서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기름을 모두 잘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깨어 준비하는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하느님 나라에서 신랑이신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슬기로운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를 이루게 됩니다. 혼자 독불장군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하루 일상생활을 돌아봅시다.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을 보면 누군가의 공헌이 있었기 때문에 누리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아침 식사에서도 전기, 밥솥, 그릇, 칼, 도마, 채소, 쌀, 과일, 식탁, 물 등 누군가의 수고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을 우리는 이용하고 있습니다.
교구에서 관리국장 일을 하다보면 온갖 세속적인 일을 하게 됩니다. 재무회계, 재산 관리, 세무회계, 예산편성 및 집행, 직원관리(고용, 급여 및 4대보험), 재무평의회, 건축위원회, 재무 지도(회계 감사), 행정업무(관공서), 재단법인 행정업무 등등 세속적인 업무만 가득합니다. 그러나 세속적인 일을 하면서도 기도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지식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정면돌파를 해야할 때도 때로는 우회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복음전파의 사명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누군가는 세속적인 일을 해야하기에 할 뿐입니다. 자칫하면 본말이 전도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복음전파라는 교회의 사명이지 교회가 수익사업이나 재산관리에만 골몰하면 안되기 때문이죠.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사람은 실수하는 존재입니다.”(Erare Humanum est.) 또 실수로 인하여 새로운 것이 개발되기도 합니다. 어느 비누공장의 직공 한 사람이 점심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비누가 과도하게 삶아졌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비누를 팔아야 하는데. 얼마 후 물에 뜨는 비누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게 되었습니다. 직공은 자기의 실수가 오히려 새로운 비누의 개발에 도움이 되었기에 퇴사하지 않아도 되었고 오히려 직급이 올랐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데도 순교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은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피신하여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죠. 어쩔 수 없을 때 순교(믿음의 증거)를 통하여 주님을 현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사람들을 조심하여라.”라는 예수님 말씀처럼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믿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믿어주는 것이죠! 우리가 믿을 분은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그저 믿어줄 뿐이죠! 믿는 것과 믿어주는 것은 다릅니다. 주님만 믿고 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