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영혼 깊은 곳까지 박애로 충만한 영혼을… 어둡지 않은 밝은 세상을 봅니다. 저 떠다니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꿉니다.”(넬라 환타지아 중에서)
찬미 예수님!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잘 참고 견디며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유다인들이 바빌론 유배지에서 해방될 날을 기다리면 70여 년을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시온산을 그리워했듯이 답답하고 힘겨운 코로나 상황에서도 언젠가는 주님께서 빛을 비추어 주시길 희망하면서 함께 이 고난의 종식을 위하여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에서 하느님께서 갖고 계신 구원 계획에 놀라움을 드러내며 경탄과 경외와 찬양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만물은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인생에 하신 일을 두고 감사하고 경탄하며 찬양과 영광을 드린 일이 있습니까? 지금까지 내가 지니고 있거나 누리고 있는 것들이 모두 나의 노력의 결과라고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는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신 일들에 대하여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 재물이건 재능이건 선행이건 봉사건 하느님의 은총 덕분으로 돌리지 않으면 자기 얼굴에 금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하느님이 주신 것을 오용하거나 남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1 독서 이사야 22장에 나오는 셉나를 보면, 그는 궁궐의 시종장의 자리에 자기 스스로 올라섰다고 생각했지만,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누구도 그러한 자리에 앉을 수 없습니다. 왕 다음의 2인자 자리인 궁궐의 시종장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 권력을 왕실과 이스라엘의 발전과 백성을 위하여 헌신, 봉사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자기 배를 불리는데만 사용하였습니다. 살아있는 자신의 빈무덤을 마련하려고 높은 바위산에 엄청나게 큰 무덤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말씀하십니다. 너의 그 자리를 빼앗아 힐키야의 아들 엘야킴에게 주겠다.
사람은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셉나(세브나)는 “야훼여 돌아오소서.”란 뜻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하느님께 충실한 이스라엘로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자기 뱃속만 채우려고 권력을 남용한 결과는 추방당하는 것이었습니다.
셉나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엘야킴이었습니다. 엘야킴은 “하느님께서 일으켜 세운다.”는 뜻입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일으켜 세우는데 도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 그이름을 빛내는 삶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시몬 역시 시몬 바르요나 곧 요나의 아들 시몬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아들의 이름에 아버지의 이름을 붙입니다.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지 않으면서 살라는 뜻입니다. 신앙고백을 한 시몬에게 예수님은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십니다. “베드로”(반석, 바위)입니다. 베드로는 든든한 반석으로써 그 이름에 걸맞게 교회의 든든한 바위와도 같은 신앙의 반석이 되어야 합니다.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겨주신 의미가 주님의 교회를 바르게 이끌어야 할 자신의 사도적 책무를 다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면서 베드로는 자기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려주신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선물임을 깨닫고 자기의 근본이 곧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자신이 받은 모든 귀한 것들, 남편과 아내, 자녀, 부모님, 집, 가정, 재물, 직업, 화목, 사람, 평화, 우정 등.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이 베풀어 주신 은총의 선물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감사와 찬미, 찬양과 영광을 드리며 살아야 합니다.
셉나(세브나)는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의 원천이 하느님이었다는 것을 잊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에게 놀라운 일을 해주신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일생을 사도로 살았습니다.
베드로 사도 역시 자기에게 하늘 나랑의 열쇠, 주님의 양 떼를 이끌 사도 직분을 맡겨 주신 주님의 뜻을 마음에 간직하며 살았기 때문에 위대한 사도 순교자가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또한 근본을 잊지 맙시다. 또 이름값을 하며 살아갑시다. 주님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당신의 사랑의 선물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당신만이 저의 행복이십니다.”(시편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