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7 주일 강론

 찬미 예수님!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코로나19 때문에 교황주일이 늦춰져서 교황님을 위한 기도와 물질적인 후원이 있는 날입니다. 또한 10월은 묵주기도의 성월입니다. 오늘이 몇일입니까? 10월 4일이죠? 1004 바로 ‘천사데이’입니다. 여러분! 모두 천사들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 9월 28일(월) 루카 복음 9장 48절에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마태오 복음 18장 3절에 회개하여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복음적인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떤 이가 복음적인 어린이와 같은 사람입니까?

첫째,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이 복음적인 어린이입니다. 자기를 비우고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께 자기 미래를 맡기는 사람이 복음적인 어린이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하듯이 우리는 하느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둘째, 하느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복음적인 어린이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닮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닮아가듯이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과 같은 마음으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포도밭, 포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는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입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포도밭이 아주 넓어요. 차를 타고 10분 동안 달려가도 전부 포도밭입니다. 그런데 미국에도 유명한 포도산지가 있습니다. 바로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이죠. 얼마 전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맛보았는데 아주 맛있었어요.

 오늘 제 1독서와 복음을 보면 이스라엘 지방에도 포도밭이 많았기 때문에 성경에 포도나무와 포도밭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성경에서는 포도나무나 포도밭의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포도밭을 만들어서 소작지로 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포도밭을 관리하는 소작인들은 우리 자신을 가리킵니다. 우리에게는 주인이신 하느님께 소출을 드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도조(소출의 일정 부분을 주인에게 바치는 것)를 잘 내기 위해서는 포도밭을 잘 가꾸고 성실하게 농사를 져야 합니다. 인생의 농사를 잘 지어 많은 결실을 거두어야만 도조를 잘 낼 수 있습니다.

 오늘 제 1 독서에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자기 욕심만 채우며 살아가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준열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좋은 포도가 열매 맺기를 바랐는데 들포도를 맺었구나!” 하시는 말씀과 “정의를 바라시고 공정을 바라셨는데 피흘리고 울부짖는 소리만 들리는구나!”라는 말씀은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않는 백성에 대한 질책의 말씀입니다.

 불의가 판치는 사회 속에서는 온갖 억울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위정자들은 백성들의 억울함을 들어주기는커녕 제 뱃속을 불리고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지니고 계시는 기대가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저버릴 때 실망도 크실 겁니다. 우리가 바쳐야 할 도조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시간, 소유, 열정을 바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세상’이라는 포도밭의 주인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모른 채 자기가 주인 인양 행세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 것들’을 추구하며 살아선 안 될 것입니다.

 오늘 제 2 독서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의 말씀처럼 “참된 것, 고귀한 것, 의로운 것, 정결한 것, 사랑스러운 것, 영예로운 것을 마음에 간직하며 살아야 합니다.” 듣고, 보고, 배운 바대로 성실히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 도조를 잘 내는 백성이 될 것이고, 평화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셔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들은 말씀을 그대로 실천해야 살아 있는 말씀이 되고, 실천하기 위해선 힘이 필요합니다. 그 힘은 ‘기도’로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신자가 시계추처럼 매주 성당을 다니지만, 생활의 변화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말씀은 매주 듣기는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할 에너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개했다는 것을 행실로 보여야”(마태3,8참조)만 진정한 회개입니다. 기도해야만 에너지를 얻습니다. 화학반응 중에 흡열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말씀 + 나 + 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두 물질의 만남 그리고 열정(기도)이 있어야 합니다. 제2 독서에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하는데, 걱정, 근심이 가득할 때 혼자서만 그 걱정들을 끌어안고 있지 말고 하느님 아버지께 믿음을 갖고 털어놓으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 고민, 걱정, 근심을 털어놓는 것은 하느님께서 그것을 모르셔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신뢰, 믿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기도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믿습니다. 도와주세요.”

 청원 기도를 할 때도 중요한 것은 다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바치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이미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회상하며 기도할 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풀려날 때가 많을 것입니다. 눈앞이 캄캄하고 의지할 데 하나 없는 상태에서도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며 기도드렸을 때, 무엇을 체험합니까? 많은 신자가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를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청원하는 내용이나 소원이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얻게 됩니다. 이 하느님의 평화는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이 놀라운 것이며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줍니다.

 우리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처럼 우리 마음 안에 참된 것, 고상한 것, 옳은 것, 순결한 것, 사랑스러운 것, 덕스러운 것, 칭찬할만한 것을 품고 살아가도록 합시다. 복음적 어린이가 되어 하느님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언제나 기도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1004! 10월 4일은 천사가 되는 날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