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2주일

찬미 예수님!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지혜와 슬기에 대한 말씀입니다.

생떽 쥐뻬리의 『어린 왕자』에 보면, 여우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눈을 뜨고 있지만, 참되고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은 바라보지 않고 엉뚱한 것만 바라보고 있다. 올바른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꽃이나 별이 아름답지만, 그것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에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일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된 가치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그것을 지킬 줄 아는 일관성을 지니고 산다는 점 말입니다. 어려움이 있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일관되게 신념을 지켜나간다는 점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입니다.

둘째,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가 성실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나는 성실하게 나의 길을 갈 것이라는 신념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한다.”(루가13,31)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초발심, 첫 마음>은 처음 시작할 때의 불꽃같이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할수록 귀한 열매를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삶의 질이나 삶의 내용은 어느 날 갑자기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하여 준비해도 될까 말까 합니다. 우리는 일관되고 성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가 나옵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이나 어리석은 처녀들 모두가 등잔은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름입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기름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등잔은 『이미 주어진 삶의 시간』을 가리킵니다. 기름은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의미합니다. 즉 이미 주어진 삶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잘하며 살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슬기로운 사람인지 어리석은 사람인지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신랑이신 주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못하느냐?라는 운명의 갈림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삶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선행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데 사용하여 신랑이신 주님을 맞이하는데 필요한 기름으로 가득 채워 나가야겠습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랑의 기름, 선행의 기름, 친절과 봉사의 기름, 기도와 성사의 기름, 이웃에게 더 많이 베풀고 나누는 기름을 등잔에 가득 채웁시다. 성실과 일관성의 기름으로 채웁시다.

어리석고 미련한 처녀들은 현재에 안주하면서 지금이라는 시간을 자신만을 위해서 즐기면서 산 사람들입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주님과 만날 날을 내다보면서 열린 눈과 열린 마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단지 그 차이뿐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것에만 의지하지 말고 참된 가치를 위해서 복된 삶을 일구어 나가야 합니다.

조선 시대 어느 부인이 혼자서 두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공부도 시키며 힘겹게 키우던 어느 날 비가 오는데 빗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런데 빗방울(낙숫물) 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이상한 곳의 땅을 파보니 솥뚜껑이 보였고 그 속에 보니 돈이 가득했습니다. 그 부인은 그 솥을 다시 묻어 두고는 그 집을 오빠한테 팔고 다른 고장으로 이사했습니다. 두 아들이 커서 과거시험을 보게 되었고,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였습니다. 그 후 여인은 두 아들과 함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빠와 급제한 두 아들을 불러놓고 솥 안에 든 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여인이 보기에는 두 아들이 어릴 당시에 그 돈은 복이 아니라 오히려 재앙으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아예 없는 셈 치고 사는 것이 더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여인입니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 주어진 유일한 삶입니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삶이며 주님의 오심으로 마감되는 삶입니다. 또한 깨어 준비하며 기다려야 되는 삶입니다. 우리는 어리석은 처녀들처럼 혼인 잔치의 큰 기쁨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하여 오늘이라는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영영 기회를 놓쳐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오늘 제2 독서의 말씀에서처럼 “희망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주님을 성실하고 일관되게 믿다가 죽은 사람들도 하느님께서 예수님과 함께 생명의 나라로 데려가실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