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4주간 화요일
교회 역사가 요셉푸스 플라비우스는 예루살렘 성전의 ‘아름다운 돌’ 하나의 길이가 약 12.5m, 높이가 4m, 폭이 5m 정도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성전을 장식한 ‘황금 포도송이’가 있었는데 사용된 황금의 부피가 성인 한 사람의 부피만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름다운 성전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라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예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서기 70년경 성전은 완전히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입니다. 어느 누가 이처럼 코로나19로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까?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단절되고 하느님과의 만남, 친교가 무너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함께 만나서 먹고 마시고 웃고 울고 했던 일들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자연적인 재해든 인공적인 재해든 재해나 재난을 만나야 비로소 얼마나 감사한 일들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종말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이라는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가느냐? 라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종말의 징조를 보고 동요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현재의 삶을 하느님 안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이 될 때, 그의 눈은 미래를 향해 열려 있고, 마지막 때를 전망하면서 종말론적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올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올 한 해 무엇을 심고, 무엇을 가꾸고, 무엇을 거두며 살아왔는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지금 감사하고, 지금 사랑하고, 지금 행복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주님의 말씀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주님의 말씀 한마디면 제 아들이 낫고, 제 종이 낫고, 나병이 낫고, 시각장애인이 눈을 뜨고, 죽었던 나자로가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 오늘 제 삶에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영혼이 나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