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1854년 비오 9세 교황은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습니다. 성모님은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믿음
은 초대교회 때 생겨난 것입니다.
하와는 모든 이의 어머니입니다. 그러나 하와는 원죄없이 창조되었지만 죄를 저지르므로 인하여 원죄를 낳았습니다. 본래 아담과 하와는 죄없는 상태로 창조되어 하늘나라에 들도록 예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명령에 불복종, 불순종하였습니다.(선악과)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한 마음은 낙원에서 추방되는 결과, 하느님과 관계성이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후손들도 죄의 지배를 받는 타락한 인간성을 지니고 태어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인류구원을 위하여 파견하실 때, 마리아를 선택하셨고 성모 마리아는 그 모친의 태중에 잉태되는 순간에 원죄로부터 물듦에서 보호받으셨습니다. 이것은 성자의 십자가 공로를 미리 앞당겨 입게 하신 덕분입니다.
무염(無染)이란 표현은 ‘물들임이 없다.’라는 뜻으로 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표현입니다. 오염되지 않았다는 표현입니다. 무구(無垢)는 ‘더러움이나 추악함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께서 순진무구하시고 거룩하심을 표현할 때 씁니다.
때가 되어 하느님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의 물듦에서 보호하신 채 성자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는 성모 마리아에게 천사가 인사를 이렇게 건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 28)라고 합니다. 은총이 가득하다는 표현은 성령으로 충만하다는 표현입니다.
우리는 세례와 견진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고, 은총 생활을 통하여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의 보증은 먼저 성모 마리아의 잉태 때부터 시작되었음을 오늘 축일은 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8세기부터 성모님의 탄생일인 9월 8일에서 아홉 달을 빼서 12월 8일을 성모님의 잉태되신 축일로 지내기 시작하였고, 1854년 비오 9세 교황 때 이 교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뜻대로 하고싶은 모든 일을 포기하셔야 했습니다. 그러나 내 뜻을 포기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께서는 기꺼이 자기의 뜻을 포기한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응답이 성모님의 생애 시작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마음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단 한 번의 응답으로 끝이 아니라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매순간 순간마다 하느님의 부르심, 하느님의 뜻, 명령에 순종하신 성모님의 순종의 삶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또한 성모님은 당신을 향한 수많은 호칭과 찬사에는 관심이 전혀 없으셨고, 오직 “주님의 종”(루카 1, 38)이라는 이름 하나만을 간직하고 사셨습니다. 겸손과 순종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도 성모님을 닮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