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명절

찬미 예수님!
오늘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 추석 명절입니다. 옛날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추석에는 음식을 얻어먹는 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농경사회에서는 가을에 추수로 거두어들이는 곡식, 과일 등 먹을 것이 많다는 거죠. 오죽 먹을 것이 넘쳐나고 풍요로웠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거라.”라는 말도 생겼겠습니까? 영화 ‘워낭소리’에 나오는 대사 중 한마디가 있는데 “가장 큰 낙(樂)이 논에 물들어 오는 것 하고, 새끼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밖에 더 있겠나!”라는 말입니다.

추석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의 한복판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우리 자신의 삶을 가능하게 해 준 조상들을 기억하며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들, 친척, 친지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 나아가 가난한 이웃과 가진 것을 나누며 친교를 이루는 것입니다.

또한 오늘 제2 독서 요한 묵시록 14장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라는 말씀처럼 우리네 인생의 마지막 거둠질(수확철)을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기로 굳게 결심하는 일이 추석을 맞이하는 우리 신앙인의 자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1 독서 요엘 예언자의 말처럼 하느님께서 봄비와 가을비를 쏟아 주시고 햇볕을 쬐여 주셔서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차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올리브 햇기름이 넘쳐 흐르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이 많은 은혜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루카 복음 12장의 비유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처럼 자기만을 위하여 더 큰 곳간을 짓고 혼자만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겠다는 탐욕은 그의 구원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도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 어리석은 사람으로 드러나고 말 것입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에게 축복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와 찬양을 드릴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화로 가난하고 굶주리고 헐벗을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하늘에 보화를 쌓는 사람입니다.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화답송 후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