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
초대 교회 때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했던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는 교회의 큰 두 기둥이었습니다.
<사도 성 베드로>
베드로 사도는 신앙고백의 모범이 되었으며 유다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도였습니다. 또한 교회의 반석이며 사도 중에 으뜸으로 수위의 권한을 부여받은 제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계실 때 제자가 되었고,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고백”(마태 16, 19)하여 신앙고백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이스라엘 후손들 가운데 초대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이 붙잡히셨을 때, 새벽에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였고 이 때문에 슬프게 울면서 새롭게 변화된 사도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상당히 충동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한여름에 차가운 냉차를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이 베드로라면 미지근한 홍차를 조금씩 홀짝거리는 게 보통 사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는 주님을 배반함으로써 밑바닥까지 내동댕이 쳐진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주님과 양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화가 엘 그레꼬가 그린 스페인 톨레도 산 마르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베드로의 눈물』이란 작품은 베드로 사도가 하도 많이 울어서 눈 밑에 눈물고랑이 파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헤로데 아그리빠의 손에서 유다 백성이 바라던 그 모든 것에서 나를 빼내 주셨다.”(사도12,11)라는 말씀처럼 감옥에 갇힌 자신을 천사를 보내어 구출해 주신 주님을 찬미하며 교회를 위한 헌신의 삶을 살았습니다.
<사도 성 바오로>
사도 바오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통하여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방인들의 스승으로서 유다민족을 넘어서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복음전파의 본보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외국의 디아스포라(로마제국령 타르소)출신이며 로마시민권자였고, 신앙의 내용을 깨우쳐 주는 사도였으며 십자가의 예수님을 본받아 죽음을 앞두고 영생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찼습니다. 두 번째 유배 중(64년 경)에 다가 온 죽음을 예감하며 편지를 썼습니다. 그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주님을 체험한 후에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자에서 그리스도와 복음을 증거하는 복음전파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오히려 주님을 박해하는 자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눈이 멀었다가 새롭게 눈을 뜨며 회개하고 이제는 복음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증거하는 자가 됩니다.
자존심이 강하고 기고만장 했던 바오로(율법학자 가믈리엘의 제자, 로마시민권자, 배움이 좀 많았던 사람)가 어느 날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주님은 바오로를 단칼에 치십니다. 심연의 바닥에까지 내동댕이 쳐짐으로써 그 바닥체험을 통해서 그는 새롭게 재구성됩니다. <밑바닥 체험>은 사람을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합니다. 내가 주님을 가장 잘 모시는 사람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새사람이 됩니다.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다 장애물로 여겨집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필리 3, 8이하) “나는 과연 비참한 사람입니다. 누가 이 죽음의 육체에서 나를 구해줄 것입니까?”(로마 7, 24) “고맙게도 하느님께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구해주십니다.”(25절) “나의 소원은 그리스도와 고난을 함꼐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필립3,10) 64년경 로마에서 순교함.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두 사도의 공통점>
1) 같은 복음을 전하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
2) 감옥에 투옥되었다는 점.
3) 천사의 도움(하느님의 개입)으로 풀려났다는 점.
4) 같은 시기에 주님과 복음을 위하여 로마에서 순교했다는 점.
5) 두 분 모두 겸손해지셨다는 점.
언제나 감사하고 어떤 처지에서도 기뻐하고 항상 기도하는 참 신앙의 모범을 보여 준 두 사도께 감사드리며 두 분을 본받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