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성야 강론>
알렐루야! 알렐루야!
(동방가톨릭교회의 신자들은 부활절 동안 서로 길에서 만나면)
한 사람이 “주님께서 살아나셨습니다.”하고 인사하면 다른 사람이 “참으로 살아나셨습니다.”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우리도 한번 해 볼까요?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살아나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파스카신비를 통하여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부활의 희망과 기쁨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먼저, 오늘 우리는 <빛의 예식>을 통하여
죄와 죽음이라는 어둠을 물리치고 영광스럽게 승리하신 빛이신 주님의 승리를 선포합니다.
특히, 부활초는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예식입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빛”, “하느님 감사합니다.” 사제와 신자들이 주고받는 이 응답을 통하여 사제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알리고, 신자들은 승리하신 그리스도를 맞이합니다. 신자들은 부활의 빛을 비추어 주시는 그리스도께로부터 빛과 생명을 나누어 받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부활의 영광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수난을 통하여 도달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부활 찬송은 그리스도가 죽음을 이기신 생명과 구원의 빛이심을 선포합니다.
이어서 <말씀의 전례>를 통하여 우리는 구세사의 핵심이 되는 9개의 성경말씀을 듣습니다. (구약성서 7, 서간, 복음)
복음에 보면 주간 첫날 날이 밝아올 무렵,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는 무덤을 보러 갑니다. 그때 예수님이 묻히신 무덤에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무덤으로 다가가 돌을 옆으로 굴리고서는 그 위에 앉습니다. 천사의 모습은 번개 같고 옷은 눈처럼 희었습니다. 무덤을 경비하던 자들은 천사를 보고는 두려워떨다가 까무러칩니다. 그때 천사가 여자들에게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알려줍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 내가 안다. 그분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는다. 그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그리고 서둘러 그분의 제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일러라.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너희에게 알리는 말이다.”
그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기쁜 소식입니다. 그리고 그 여자들이 제자들에게 알리러 달려가는데, 예수님이 마주 오십니다. 그리고 “평안하냐?” 하고 인사하십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안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평화는 우리가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자연재해로 또 때로는 인간의 잘못과 실수로 인하여 평화가 깨집니다. 몇 년 전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여 많은 사람이 실종되고 죽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었습니다. 아마 거의 모든 국민이 그분들이 살아서 돌아오길 빌었을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로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고통받고 세상을 떠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교가 끊어지고 서로서로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처지가 되었으며 경제, 사회교류, 국가 간의 교역, 교육, 일상생활 등이 끊어지고 침체하게 되었습니다. 평화는 나 혼자만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함께 평화를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저마다 자기 위치(자리)에서 자기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참된 평화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며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입니다. 참 평화는 최후의 승리인 하느님 나라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갈릴래아에서 당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갈릴래아는 어떤 곳입니까?
첫째,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처음으로 부르신 곳입니다.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갈 때 주님을 뵐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둘째, 갈릴래아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주로 활동하던 활동무대였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일상생활을 하는 삶의 자리 주변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가 우리 주위에 있는 도움이 필요한 많은 이웃에게 사랑으로 이웃이 되어 줄 때, 우리가 자신을 희생하여 주님의 사랑을 증거할 때, 우리는 새롭게 또다시 이웃 안에서, 사랑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아무리 우리가 사는 삶의 현실이 어둡고 괴롭더라도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희망하며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이 우리와 함께, 우리 곁에 계십니다.
그리스도인은 믿고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분이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자기가 있는 그곳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책임질 기회, 사랑할 기회, 용서할 기회)를 잘 지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성실히 살아가는 삶이 결국 부활의 영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부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 함께 큰 소리로 저를 따라서 외쳐볼까요?
“알렐루야!!” ~~~ 다시 한번 “알렐루야!!” ~~~
부활하신 주님께서 신자 여러분의 가정과 우리 지역사회와 온 세상 모든 이들에게 은총과 축복을 가득히 내려주시길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