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12282021
마리아, 살아있는 복음(1)
예수님의 어머니이며 성령께로 열려 있던 여인 마리아는, 우리가 성령께 열려 있는 ‘믿음의 공동체’로 출발하려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모범이며, 가장 훌륭한 중재자입니다.
<1> 나자렛의 마리아는 능동적으로 말씀을 경청하는 분이셨습니다.
-‘제자의 귀’를 지닌 마리아는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이셨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인 참된 경청자의 모습을 지녔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우리는 특권을 누리는 경청자들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나자렛의 성모 마리아처럼 듣는 그 말씀을 우리 것으로 삼고, 그 말씀을 전파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미사 전례 안에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반복해서 응답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항상 마음을 기울여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말씀 앞에서 능동적이고 기꺼운 순명으로 응답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성모님은 능동적으로 말씀을 경청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말씀 앞에서 능동적이고 기꺼운 순명으로 응답하신 분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 예고’(루카 1, 26 – 38)에서 알 수 있습니다.
1. <예수님의 탄생 예고>(루카 1, 26 – 38)
1) 이 예수님의 탄생예고를 읽을 때, 기본적인 것은 우리 자신이 그 사건의 현장 속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소와 인물, 그리고 거기에 나타나는 태도들에 주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장소가 말해 주는 것들
삶에서처럼, 성경에서도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사건들’입니다.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는 장소는 항상 특별한 무엇이 덧붙여 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수많은 장소와 광경들을 기억 속에 담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즈카르야는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갖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성전은 그 자체로 거룩한 곳이고,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면에, 하느님의 말씀은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동정 마리아에게 전해집니다. 나자렛은 공식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나타나엘이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46)라고 하였고,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니코데모에게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요한 8, 52)라고 하였습니다. 나자렛은 그 정도로 무의미한 곳입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유다 사회에서 보잘 것 없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자렛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사셨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말씀은 성전만이 아니라 어떤 거창한 이름으로 소개할 수 없는 곳에도 현존하고 계심을 증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