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20210810

미사해설, 성찬 전례 8

(빵을 나눔과 섞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빵을 나눔과 섞음>

사제가 빵을 나누면서 『여기 하나 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이를 받아 모시는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소서.』 하면서 쪼개는 동작과 반대되는 기도를 합니다. 왜? 예수님의 성체를 쪼개면서 우리를 예수님과 하나로 합치하려는 걸까? 성체가 쪼개질수록 우리와 예수님은 하나가 됩니다.

1) 빵을 쪼개는 행위는 그리스도의 영혼과 육신이 갈리게 되었음(죽음)을 뜻합니다. 즉 빵을 쪼갬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2) 이어서 쪼개어진 빵의 작은 조각을 떼어 성혈에 섞는 행위가 따라오는데, 이것은 곧 그리스도의 영혼과 육신의 재결합(부활)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가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평화를 주소서.』 ‘평화의 찬가’라고도 하는 이 기도는 교황 세르지오 1세(687-701)에 의해 7세기 말경부터 미사에 도입된 그리스도를 향한 찬가입니다. 이 기도는 그리스도와 하나로 일치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영성체할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노래입니다.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하는 구절은 10세기부터 첨가된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 양”(요한 1,30)이라 증언한 걸 기억하며, 우리 죄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신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세상의 죄’와 ‘나의 죄’를 적당히 희석시켜 내 죄를 나와 상관없는 죄로 만들어 도피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하느님의 어린 양”은 그리스도를 부르는 호칭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와 결합 되어 있는 “바로 나 자신”을 부르는 호칭이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어린 양’입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그리스도와 나를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정상적인 미사 참례입니다. ‘이제 저는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더 이상 제 십자가를 피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응답입니다.
성체를 보임으로써 신자들을 그리스도의 만찬(잔치상)에 초대하는 데 대하여 우리는 우리 마음에 오실 주님께 ‘백인대장’의 신앙과 겸손을 가지고 주님을 모시기에 부당함을 인정하고 기도드립니다(마태8,8-9). 성체를 바라보면서 눈으로 주님을 맞아들이고 로마의 백인대장과 같은 마음으로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제 종이) 곧 나으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