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20210413

미사 해설 : 시작 예식 2

<제대와 감실에 대한 인사> – 제대에는 친구(親口)하거나 깊은 절을 하여 경의를 표합니다. 감실은 제대의 심장이며 일부이므로 미사 때에는 제대에만 예를 표시해도 됩니다. 비록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영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성호경> – 성호경은 중세시대 때부터 기도 시작 때에 첫머리에 사용하던 관용구로 14세기부터는 미사 시작 때에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제가 제대에 올라와서 성호를 그으며 성호경을 할 때 실제로 미사가 시작됩니다. 평소에는 자기가 입으로 또는 속으로 성호경을 외우면서 성호를 긋지만, 미사에서는 사제가 입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하고 기도합니다. 그러면 신자들이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믿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성호를 그을 때, 내 머리 속에서는 『나를 만들어 주시고 구원하시고 이끌어 가시는 분』이란 내용을 기억하면서, 귀로 듣는 성호경과 함께 주님의 현존을 내 인격 안에 받아들이며 기도하고, 입으로는 “아멘.” 이란 응답으로써 『전인적 동의』를 합니다.

성호경은 하느님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하느님을 부를 때는 성의 없이 부르지 말고,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마음 자세를 가다듬으며 불러야 합니다.

<인사>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가) 양식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이고, 이는 고린토 2서의 맺음말(13, 13)에서 취한 것으로 미사에 모인 신자들 가운데 그리스도가 성령을 통하여 현존하고 계심을 드러냅니다.

나) 양식은 『하느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로서 바오로 사도의 서간 첫머리의 인사말을 참조한 것입니다.

다) 양식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이며 가장 짧은 것이며 그리스도의 생활 전부를 요약한 것으로 히브리말의 ‘임마누엘’, 곧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라) 주교님이 미사 집전을 할 때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할 수 있습니다.

마) 양식은 위령미사 때 주로 사용합니다.

사제의 인사말에 대하여 신자들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는 말로 응답합니다. 처음 인사할 때부터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 개인의 흠이나 티를 생각하면서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사제를 보면서는 “저 신부 성깔 사납게 생겼네!”하고, 눈꼬리가 처진 사제를 보고는 “저 신부는 좀 느려 터지겠구먼!” 하면서 이러쿵저러쿵하며 분심이 들면 미사가 재미가 없어집니다. 작은 거룩함이라도 찾아야 합니다.

이 인사말은 ≪주님께서 저 사제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고, 저 사제의 사제직 수행을 통하여 미사 중에 우리에게 오신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제가 있기에 미사를 통해 성체를 영하고,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교회 속담에 『전임 신부의 장점을 후임 신부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 전임 신부님은 이러했는데 지금 신부님은 왜 이러는가 몰라. 아! 옛날이여. 전에 어떤 신부님은 이러했는데.. 옛날에는 이러했는데.. 하면서 자꾸만 전임 신부님들과 지금 신부님을 비교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이런 신부도 있고, 저런 신부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