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20210119 미사(1)
미사란 무엇인가?
가톨릭 교회의 성사는 궁극적으로는 ‘온 세상을 거룩하게 만드는 일’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우선 당장은 ‘나를 거룩하게 만드는 일’이 성사입니다. 미사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흔히 미사참례를 ‘미사를 본다’고 표현합니다. 마치 강 건너 불 구경한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이런 말을 쓴다는 것은 ‘미사 시간에 발바닥과 혓바닥만 성당에 와 있다’ 고 자백하는 것입니다. 내가 미사 속으로 들어오고 미사와 섞여 거룩하게 변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하고 있지만, 아무런 죄책감도 없습니다. 미사를 자기 삶으로 만드는 일에 아무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미사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미사를 어떻게 참례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미사 례 방법을 모르는 미사 참례의 현실은 비참합니다. 정작 내 삶에서 미사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미사에 온전히 참례할 필요성이나 제대로 참례할 수 있는 어떤 방법적인 시도조차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괜히 “미사가 너무 길다” 는 둥, “미사곡을 신나는 것으로 바꾸자!” 는 둥, “강론이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고 하면서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미사만 탓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사는 뭐니 뭐니해도 ‘나를 예수로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미사라는 아주 훌륭한 컴퓨터를 가지고 있더라도 컴맹에게는 소용이 없는 것처럼 신자들을 거룩하게 만드는 미사를 가톨릭 교회가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활용하여 실제로 각 신자를 그리스도화 하는 것은 과제입니다.
운전면허에서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있듯이 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미사에 대하여 머리로 알아야 합니다. 신자들이 응답하는 부분만 알면 돼지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사제들이 담당하는 부분도 알아야 미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사의 흐름을 놓치는 것은 앞서가는 차를 따라 가다가 앞차를 놓쳐 길을 헤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사 통상문을 외우는 것은 미사를 이해하는 기본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미사는 굉장히 복잡하구나!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못살게 구는구나!” 앉았다 일어섰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왜 앞에 나가서 돈을 내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왜 돈을 내? 내 돈을 거저 먹으려는구나!”, “사람들이 나가길래 따라나갔더니 뭐 먹을걸 주는 것 같더니만 신부라는 사람이 세례 안받은 사람은 왜 나왔냐며 면박을 주고 그냥 가라더라…” 미사가 낯설어서 신자가 될 엄두가 안난다.
미사는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과 삶의 방식을 농축해 놓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엑기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미사에 다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사의 역할과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