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04192022 예수님의 7터치(침묵터치4, 기도와 침묵 가운데 홀로 서는 자)
6) 군중보다 하느님을 의식하십시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활동합니다. 그러나 활동은 반드시 지치게 되어 있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면 반듯이 시험에 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영성 생활(기도, 전례, 성사 생활)이 있는 활동은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미사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활동은 열정을 만들어 냅니다. 나는 가톨릭 신자들이 활동 이전에 성찬례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경건한 영성 생활은 하느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조용한 시간, 침묵하는 시간, 인기를 떠나는 시간,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질 때, 우리는 이 험한 세상을 축복의 장소로 바꾸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과 은밀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말씀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성찬례에 열정을 갖고 참례해야 합니다. 활동에 빠지면 익사합니다.
예수님은 꾸준히 이런 시간을 가지셨기 때문에 어떤 비난과 공격, 위기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활동에는 굴곡이 있습니다. 높은 산도 있고 낮은 계곡도 있습니다. 그러나 높은 산을 만나던 낮은 계곡을 만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병이 들 때도 있고, 망할 때도 있습니다.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소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다면 그런 것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지니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룰 것입니다.
7) 침묵 터치에서 중요한 세 가지.
첫째 : 하느님 앞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최우선 순위는 활동이 아니라 영성 생활입니다. 주님의 일꾼들은 활동 중에, 봉사 중에 틈틈이 하느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없는 활동이나 봉사는 금방 탈진하여 하느님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둘째 :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내가 어떤 경우에도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고,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지금도, 살든지 죽든지 나의 이 몸으로 아주 ‘담대히’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필립 1, 21-22)
침묵 터치는 자기 자신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포기보다 더 위대한 선택은 없습니다. 나눔보다 더 큰 소유는 없습니다. 죽음보다 더 위대한 삶은 없습니다.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영원한 기쁨과 축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셋째 :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환호와 갈채가 집중될 때 한적한 곳을 찾아 하느님과 독대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람이 고독하다는 것은 잘못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독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지름길이 됩니다. 허전함을 느낄 때, 비참함을 느낄 때, 배신당했을 때, 활동에 의욕을 잃었을 때, 그때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라는 신호입니다. 새벽까지 기도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40일 동안 단식하시고 기도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목전에 십자가를 두고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고독과 침묵과 인내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작은 침묵과 인내, 고통은 크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주님을 만나는 고독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 합니다.
이러한 침묵 터치는 예수님께서 3년 동안 많은 기적을 베푸시고도 시험에 빠지지 않고 십자가의 최종 승리를 거두신 비결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성령 터치는 활동의 비결이요, 말씀 터치는 어둠의 세력을 꺾는 비결이며, 침묵 터치는 성공에 따른 유혹이나 시험을 물리칠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침묵 터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공을 축복으로 만드는 기도>
하느님,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축복과 성공이
위기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축복을 바르게 누릴 수 있는 그릇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작은 실패와 고통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끈다면
그것이 오히려 축복임을 깨닫게 하시고,
먼저 기도하는 자, 하느님 앞에 침묵하며
고독하게 서는 자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