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02162021
왜 미사성제인가?
종교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 되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민족 할 것 없이 언제나 종교와 경신례(敬神禮)가 있어 왔고, 그 중심은 제사였습니다.
그러면 <제사란 무엇인가?> 제사는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주권과 섭리에 복종하고, 우리가 그분께 예속되어 있음을 보여드리는 행위이며, 온갖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께 나를 온전히 바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최상의 제사는 하느님께 가장 귀중한 생명을 온전히 바치는 것(창세22,1-11)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인간의 생명을 대신할 합당한 제물에 인간의 생명을 전가하여 그 제물을 희생하여 봉헌합니다.
<구약의 제사> 구약 시대, 즉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성조들의 제사를 보면(창세4,3-5), 인류 역사 초기에 아벨과 카인이 각각 하느님께 제사를 바쳤는데 아벨은 깨끗하고 살찐 양을, 카인은 곡물을 하느님께 드렸지만, 행실이 좋지 않고 성의 없이 드린 카인의 제사는 들어 주지 않으시고 아벨의 제사는 즐겨 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제사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우선 인간이 무한한 은혜를 받고 감사하며, 하느님께 죄를 지었을 때 용서를 청하고, 또한 우리가 필요한 은혜를 청하는 등의 여러 목적이 있었으나, 하느님께서 구약 시대에 제사를 드리라고 사람에게 명하신 보다 큰 이유는, 후에 오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제사를 준비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제사는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기 때문에 제사가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이 바치는 제물을 받아주셔야만 제사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제사의 목적이 이 받아주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후 만찬과 십자가상 제사>
구약 율법의 제사는 장차 올 제사의 그림자일 뿐이고, 완전한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 당신의 제사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약의 여러 제사를 통하여 당신의 백성을 준비시키신 다음, 마침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하느님께 완전한 제사를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대사제로서 당신 자신을 우리들의 죄악에 대한 희생물로 제헌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제헌하시기 전에 사도들과 최후만찬을 하시면서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마태 26,28)라는 말씀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신 것입니다. 최후만찬과 십자가의 수난은 한 제사의 연속이며 최후의 만찬에서 말씀하신 “바칠 몸“, ”흘릴 피“는 곧 십자가상 제사 때에 성부께 바치신 몸과 피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갈바리아 십자가상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피흘리는 제사를 드림으로써 온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미사성제> 최후만찬과 미사의 두가지 차이는
①최후 만찬에서는 그리스도 당신 친히 제헌하셨고, 미사에서는 우리를 당신께 결합시켜서 제헌하시는 것입니다.
②최후만찬은 십자가 이전에 있었던 제사의식이었고 십자가 제사를 향해 있지만, 미사성제는 십자가 제사 이후에 있었던 제사로 과거의 십자가 제사를 향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사는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고 십자가상 제사를 기념하는 제사이며, 피흘리지 않는 제사입니다. 또한 미사는 천상 잔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그리스도인의 생활의 정점이 바로 미사입니다. 미사는 교회가 하느님께 바치는 흠숭의 예의 극치이며, 완전한 찬미와 감사의 제사요, 속죄와 은혜를 구하는 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