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10262021
전례 동작 (2)
3) 앉음
인간은 몸의 구조상 오래 서 있거나 꿇어 있으면 쉽게 피로를 느끼는 반면 앉으면 몸 도 편안해지고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즉 올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는 것은 바른 몸가짐을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정성이 담긴 기대와 주의력으로 가득차 있음을 말해 준다. 그래서 전례에서는 가르치거나 경청의 자세로 앉는 자세를 취한다.
가르치는 자세 :
주교나 사제는 강론이나, 훈계를 할 때에 앉는다. 주교는 서품식, 견진예식, 미사 등 각종 예식 중의 훈화 부분에 흔히 앉는다.
경청의 자세 :
전례 중에 복음을 제외하고 성경을 봉독할 때에나 사제나 부제의 강론 때에 교우들은 앉아서 경청한다. 소년 예수께서도 성전에서 학자들 가운데 앉아 듣기도 하고 묻기도 하였다(루가 2, 46). 마르타의 자매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경 청하였다(루가 10, 39). 그리고 성경 봉독 후나 영성체 후에도 모든 사람은 앉아서 침 묵 중에 주님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고요한 가운데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을 기울인 다.
4) 엎드림
몸 전체를 땅바닥에 맞대고 엎드리는 것은 무릎을 꿇는 것과 허리를 굽히는 것을 최대 한으로 강화시킨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가장 심화된 경배, 겸손, 속죄, 간청의 자세이 다. 이런 뜻으로 성서에는 엎드려 기도하는 대목이 가끔 나온다(창세 17,3 ; 신명 9,18 ; 느헤 8,6 ; 유딧 9,1 ; 마태 17,6 ; 묵시 4,10 등). 흥미로운 사실은 루가에 따르면 예수께서는 게쎄마니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시지만 마태오(26,39)와 마르코(14,35)에 따르면 엎드려 기도하신다.
5)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힘
이 동작은 동서를 막론하고 인사 때에 흔히 쓰이는 존경의 표지이다. 그 의미도 무릎 을 꿇는 것과 대동소이하게 심도의 강약은 굽히는 행위의 심도로 표현한다. 전례에는 한쪽 무릎을 꿇는 동작보다 먼저 들어왔으며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 예물을 받아들이기를 청하는 사제의 기도(“주 천주여 겸손되 마음과…”), 사제의 영성체 준비기 도, 개회식과 폐회식 때의 제대에 대한 인사 등
유의할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한쪽 무릎을 꿇거나(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는 있었던 모습) 입맞추는 풍습이 최근에는 없기때문에 이런 동작을 모두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 를 굽히는 동작, 곧 작은 절이나 큰 절로 통일시켰다. 즉 제대 친구, 복음서 친구, 성 체 성혈 거양 후의 장궤, 영성체전 장궤, 주교에게의 친구나 장궤 등이 모두 큰 절이나 작은 절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