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11022021

전례 동작 (3)

6) 손을 모음, 올림, 벌림–이 세 동작은 몸 전체를 대변하는 손이나 팔의 동작이다.

손을 모음 :
경건, 겸손, 봉헌의 표시이다. 또한 다른 동작(축복, 안수 등)을 취하기 위한 준비자세이기도 하다.

손을 벌림, 올림 :
개방, 수용 태세, 올리는 기도, 간청 등의 자세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주례자의 기도와 연관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손을 펴드는 자세는 높이 계신 하느님을 향하여 그분의 도움을 바라는 자세이며 함께 있는 모든 이를 기도에로 초대하는 자세이다.
예) 기도합시다… 주님의 기도.

7) 안 수

손은 사람이나 사물과 접촉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그래서 안수는 가장 오래된 예배 동작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교에서는 성서의 영향을 받아 안수를 하느님의 영, 힘, 또는 권한을 부여하는 표시로 축성, 축복 등의 예식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견진, 고해, 서품, 병자 도유 등 성사 예식의 핵심 동작으로 간주하고 있다.

8) 행렬

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함께 걷는 행렬은 공동으로 의지, 소망을 표시하거나 증거하는 동작이다. 그래서 기쁨과 슬픔, 소망, 증거, 축제, 환영, 존경, 신께 나아감 등의 의미로 교회 전례 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윗은 주님께 대한 환영과 존경의 표시로 계약의 궤를 운반할 때 행렬하였으며(2열왕 6 ; 시편 68) 유대인들은 초막절에 예루살렘에 한주간 동안 머물면서 축제와 신께 나아감 등의 표시로 매일 성전과 실로암 샘 등으로 행렬하였다.

현행 예식에서는 다음의 경우에 행렬을 한다. : 성체 행렬, 2월 2일의 주의 봉헌 미사 전 빛의 행렬, 성지주일의 입성 행렬, 미사 때의 입당, 복음서 봉독, 예물 봉헌, 영성체 및 퇴장 행렬, 행렬 때에는 일반적으로 동반 성가가 따른다.

9) 십자 성호

십자가는 고대 중동 지방의 사형 도구였으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희생되신 이후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이 되었다. 교회는 이미 초세기부터 여러 형태의 십자표시를 전례나 사적인 기도 등에 애용하였다.
십자 표지에 대한 최초의 증언은 2세기 중엽의 떼르뚤리아노가 제시하는데, 입교 예식의 첫 단계인 예비자를 받아들이는 예식 때에 예비자의 이마에 십자표를 그렸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예비자 예식, 견진 예식, 복음 봉독 등에 이마 또는 복음서에 한 번 십자 표시를 한다.

이마나 입술 및 가슴에 십자를 그리는 양식은 작은 십자 성호라고 하는데 이미 중세기 이전부터 애용되었으나 전례 안에 들어온 것은 12세기 이후이다. 현재는 복음 봉독 직전에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많은데 대체적으로는 복음의 말씀을 머리로 깨닫고 입으로 선포하며 마음으로 받아들여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람이나 사물에 십자표를 그리는 형태는 4-5세기부터 안수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축복, 축성, 사죄, 구마 등 여러 의미가 있다. 현행 예식에서는 미사 때의 축성, 참회 예식의 사죄, 각종 예식 끝의 파견 축복, 사물 축성 등에 나타난다.

본 의미의 십자성호는 5세기 경부터 나타나지만 전례나 개인 등에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경부터이다. 특히 이 동작은 중세 초기에 성삼 기도문(성호경)과 합쳐 지면서 더욱 일반화 되었다. 이마와 가슴 및 양 어깨에 십자성호를 긋는 뜻은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를 자신의 몸에 그어 줌으로써 스스로를 축복하며 하느님의 은총을 비는 것이다.

현재 이 십자 성호는 전례나 개인기도의 시작과 끝, 하루 일과나 각종 활동의 시작과 끝 등에 널리 쓰인다.
모든 종류의 십자 표지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구원을 완성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에, 자체로 가장 짤막하고 명료한 신앙 행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