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05022023 예수님의 기도2(기도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루카 11, 1). 그리스도의 제자는 기도하시는 스승을 보면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그는 기도하시는 스승에게서 기도를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은 성자께서 기도하시는 것을 보고 들음으로써 성부께 기도드리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되도록 밤에, 홀로, 산으로 물러가셔서 자주 기도하셨습니다.(마르 1,35) 예수님께서는 강생하심으로써 인류를 완전히 떠맡으셨기 때문에, 기도에서도 사람들을 떠맡고 계시며, 당신 자신을 성부께 바치심으로써 그들을 또한 성부께 봉헌하십니다. “육체를 취하신” 말씀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인간적인 기도를 통하여, “당신의 형제들”이(히브 2, 12 참조) 겪는 모든 일에 참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나약함에서 해방시키시려고 그들의 나약함을 함께 겪으셨습니다.(히브 2, 15 참조) 바로 이를 위하여 성부께서는 그분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일들은 그분께서 ‘은밀하게 드리시던’ 기도의 가시적인 표현입니다.
복음사가들은 예수님께서 공생활 동안 드리셨던 두 편의 기도를 아주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기도는 각각 감사로 시작됩니다.
첫째 기도에서(마태 11, 25-27 참조) 예수님께서는 성부를 가리켜, 하늘 나라의 신비를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들”(마태오 5장3절 : 행복 선언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는 분으로 고백하시며, 성부를 그러한 분으로 알아 뵙고 성부께 찬미를 드리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하고 예수님께서 외치신 감탄사는 그분의 깊은 마음속을 드러내며, 성부의 뜻에 순종하시는 그분의 심정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 외침은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했을 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신 말씀을 반향하는 것이요, 또한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고 고뇌하시던 중에 성부께 드리신 말씀의 전조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기도는 그분께서 인간으로서 지니신 충만한 사랑의 마음으로 성부의 “심오
한 뜻”을(에페 1, 9 참조)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의로 집약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