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12024 훈화 :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성령께서 우리 신앙생활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관련하여, 그리스정교회 총대주교 ‘아테나고라스’는 다음과 같이 의미 깊은 말을 하였습니다.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는 과거에 머물며,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하고, 교회는 하나의 조직체에 불과하며, 권위는 권력이고, 선교는 선전이며, 전례예식은 지나간 풍습의 재현에 불과하며, 윤리적 행위는 노예적 행동이다. 참으로 날카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기에, 한 문장 한 문장 그 뜻을 새겨볼 만합니다.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신앙인의 삶이 성령께 의탁하는 삶이 아닐 때, 하느님은 나의 구체적인 삶과는 관련이 없는 분이 되어 버립니다. 말만 신앙인이지, 자기 욕심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그리스도는 과거에 머물며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예수님은 과거 역사 속의 한 인물에 불과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내 삶을 차지하지 못할 때, 자연스럽게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하게 됩니다.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교회는 하나의 조직체에 불과하며 성령의 차원이 없다면 교회는 ‘복음 증거’의 삶을 사는 공동체가 아니라, 단체들을 운영하는 조직체에 불과하게 됩니다. 그러한 곳에서 권위라는 것은 조직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남을 누르기 위한 권력으로 변질됩니다.

성령께서 아니 계시면 선교는 선전이며 성령의 차원을 잃어버리면, 교회의 선교는 주님을 믿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내 삶에 기쁨이 되는지를 전하는 ‘복음 전파’가 아니라, 회사의 광고 선전처럼 되거나 자기 단체를 확장하는 방편으로 변질됩니다.

신앙인은 ‘지혜’, ‘통찰’, ‘의견’, ‘지식’, ‘용기’, ‘공경’, ‘경외’에 따라 작용하는 성령의 움직임에 의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령의 선물을 잘 간직하여 우리의 신앙을 성숙시켜 나갑시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주님의 성령을 보내소서. 저희가 새로워지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