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09202022 9월 : 순교자 성월(완덕의 원의와 순교)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철학이나 사상에 의해 나름대로의 행복을 추구한다. 그 행복의 대상은 무척 다양하여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 행복의 대상이며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하느님이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행복의 원의는 많은 인내와 노력과 때로는 피눈물나는 노력의 댓가를 요구한다. 원의는 인간의 의지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특히 잘 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필연적인 것이다.

신앙인의 원의는 완덕에서 다음 세가지 모습으로 드러난다.
첫째, 완덕의 초자연적 목적을 획득하기 위해 행복의 결정적 상태인 완전한 진복을 원하는 것이다. – 첫째 원의는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원의로서 천상의 진복에 앞서 이 세상에서의 진복을 통한 완전한 신앙행위의 원의이다.
둘째, 최고의 선이신 하느님과의 가장 완전한 일치의 원의이다. – 이 원의는 이 세상 생활에서부터 내가 사랑하는 하느님과 긴밀히 일치함으로써 하늘에서는 더욱 완전한 일치를 이루도록 완덕 안에서 추구하는 원의이다.
셋째,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으로 하느님을 마주 뵙고 싶은 간절한 원의이다. – 이 원의는 완덕이 하느님께 보다 큰 영광을 마련하도록 노력하는 원의이다.
이상의 행위들은 가장 순수한 애덕의 행위이기도 하다.

<완덕의 진정한 원의>는 지나친 자기 죄의 반성에 의한 염세주의적 경향이나 불안·실망·좌절 등을 벗어나 끊임없이 진보와 희망의 징표를 찾게 하며 보속을 통한 긍정적인 신앙생활을 갖게 한다.
하느님의 뜻을 신뢰하면서 애덕에 나아가고자 하는 영혼은 자신의 내면에서 열성을 촉진시키며, 이 열성의 극치는 하느님을 위해 순교하기를 원하며 그분을 마주 뵙고 싶어한다.

○ 그리스도의 사랑의 극치는 인간을 위한 고통과 수난, 그리고 십자가상의 죽음이었다. 그래서 하느님을 위한 순교는 완덕의 최상급이다.
○ 예수의 데레사 성녀나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는 하느님과의 완전한 결합과 사랑의 일치에 따른 완전함을 순교의 정신으로 채우길 원했다.
○ 성 보나벤뚜라는 “그리스도를 위해 죽음을 원하는 것, 그리스도를 위해 죽음과 직면하는 것과 죽음의 전투에서 기뻐하는 것은 애덕의 완전한 행위이다.”라고 하여 완덕의 숭고함이 순교에 있음을 말하였다.
○ ‘십자가의 순교’였던 그리스도의 삶, 즉 모든 성덕의 모범에 일치할 때 완덕의 절정에 이른다. 『순교는 그리스도를 완전히 본받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증거와 구원사업에 완전히 참여하는 덕』이다. 순교는 가장 완전한 사랑의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