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일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의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사순시기 성무일도 초대송 후렴입니다.
오늘 제 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서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 이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 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주님의 말이다.”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영을 넣어 주어 사람을 살리시는 일이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또한, 제 2독서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 하느님의 영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육안에 있는 자들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을 모시고 있지 않으면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 시대에 로마 제국이 지배하던 세계에서는 귀족이나 지배층들의 모습을 보면 포식하고, 쾌락을 즐기고, 먹고 토하고 또 먹고, 세계를 정복하고 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그리스도교 신자들 가운데에는 로마제국의 귀족들과 부유층들의 생활이 부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육안에서 사는 자들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악의 세력이 더 강력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우리는 10년도 가지 못하는 권력에 기대지 말고 영원하신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믿음은 전능하신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의 능력에 맡기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며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전 생애를 하느님 안에서 이끌어 주었던 하느님의 영을 모시고 성령 안에서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영적인 생활을 영위할 때 구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부족한 것을 채우시고, 잘못한 이를 타이르며, 그른 길에 들어선 사람을 바른길로 인도하시고, 죽음에 들어선 자를 생명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영이며 하느님의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지어내신 인간이 망하거나 죽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고 회개하여 사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증거가 바로 오늘 복음에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오빠 라자로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되살리신 소생의 기적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죽음의 세계로 넘겨진 라자로를 생명의 세계로 부르십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 43) “그를 풀어주어 가게 하여라.”(44절) 하고 말씀하시고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당신의 기도를 들어주심에 감사드리시면서 아들도 아버지와 같이 생명의 주인이심을 믿게 하시려고 소생의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령 남자가 만112세였습니다. 지금은 120세가 넘은 분들도 있지만, 그 당시 최고령이었던 분은 일본에 다나베 도모지라는 할아버지였습니다. 세계 기네스 협회에서 최고령 인증서를 수여하려고 할아버지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만 112세 할아버지가 거침없이 대답합니다. “영원히! 쭈~~욱~~” “너무 오래 살아서 미안하긴 하지만, 솔직히 얼른 죽고 싶지는 않아. 허락만 해주신다면 그냥 쭉 가고 싶어!”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살고 싶어 합니다. 죽고 싶다는 것은 병이 들어 아프기 때문이지 건강하다면 영원히 살고 싶을 겁니다.
예수님께서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것은 소생입니다. 소생과 부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소생은 다시 죽는 몸으로 살아나는 것(라자로, 야이로 회당장의 딸)을 의미하고, 부활은 다시는 죽지 않는 몸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의미합니다(예수님의 부활).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신앙인입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통하여 우리도 장차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부활의 삶은 세상 종말에 이루어지지만 이미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 안에서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면서 살 때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묻습니다. “너는 믿느냐?” “예 주님,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무덤을 열고 라자로를 죽음에서 생명에로 부르신 예수님께서 죽었던 사람을 다시 살리시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을 연구한 Long Jeffrey가 쓴 책 『Evidence of the Afterlife』(2010.1.19.출판, 한국말 번역본은 ‘죽음 그 후’라는 제목의 책) 에 보면,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은 깨어난 뒤에 삶이 변화한다고 합니다. 마약을 하던 사람은 마약을 끊고, 알콜중독자가 술을 끊고 개과천선하여 사후세계를 믿고 사랑의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며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는 삶을 버리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지니고 새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육적인 것 보다 영적인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영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임사체험자들이 신 곁에 도달했을 때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사랑, 평화, 연민, 기쁨이었다고 합니다. 하느님 곁에서 가장 많이 느낀 감정들은 바로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들에 속하는 것들입니다.(갈라 5,22)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의 영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사순 제 3주일 복음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생명을 주시는 주님”으로 당신을 드러내셨고, 사순 제 4주일 복음에서는 태생 소경에게 “생명의 빛을 주시는 주님”으로 드러내셨다면, 오늘 사순 제 5주일 복음에서는 “생명을 되돌려 주시는 생명의 주님”으로 예수님 자신을 계시하시는 것입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님! 저희가 당신을 생명의 주인으로 믿고 고백하며 따르고자 하오니, 저희 삶을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